기아자동차 K9 은 비운의 플래그쉽으로 머무를 것인가

Posted by 희꼬야
2018. 8. 1. 08:32 자동차


이미 오래전 이야기 이기는 하지만 IMF 이후에 벌어진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합병은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는 사건 입니다.


당시에 기아 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로 양분 되어 있던 시장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 왔었는데 특히 대기업 주도의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 전문 기업으로서의 입지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 입니다.





현대자동차로 합병된 이후 현대기아 자동차로 불리우면서 부터 기아 자동차는 현대자동차의 경쟁자에서 서자(?) 입장으로 전환이 되면서 뭘 해도 현대자동차를 넘어설 수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었고 독자적인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가치는 하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행스럽게도 피터슈라이어의 영입 이후 디자인 기아를 표방 하면서 서서히 현대 자동차와는 다른 브랜드로서의 행보를 인정 받아 왔습니다. 이 시기 K5 의 성공과 스포티지의 부활은 기아자동차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쏘렌토, 카니발, 모하비 같은 SUV 영역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데 성공을 거두었고 K5에 이은 K7의 호평은 기아자동차로 하여금 현대자동차와는 다른 독립된 자동차 브랜드로서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아자동차의 성공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레이드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현대자동차"의 2류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느낌 입니다. 기아자동차가 K5의 성공에 힘입어 성능과 고급스러움을 겸비한 K7이 출시하고 차량 자체로는 높은 평가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실구매자 입장에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를 포기하고 K7을 선택 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쉽이라고 할 수 있는 K9 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그 동안 현대자동차는 자사의 고급 디비전을 제네시스로 분리하고 토요타의 렉서스 같은 고급 브랜드로 연착륙 시키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기아 자동차는 플래그쉽인 K9이 자리를 못잡고 헤매고 있습니다.





한때 기아자동차는 모하비의 성공과 함께 오피러스 라는 독립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었고 나름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자사의 브랜드 정책에 따라 K3, K5, K7, K9으로 상품명이 정리가 되면서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쉽은 K9 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결국 네이밍의 문제가 아니라 기아자동차 스스로 현대의 제네시스 같은 독립 브랜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언제나 현대의 에쿠스에 밀렸던 K9은 최근들어 판매율을 회복하면서 기아자동차로서는 플래그쉽의 성고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에서의 판매율이 좋고 호평을 받는다는 것은 어쨌든 기분 좋은 일이고 상품성을 소비자들에게 인정 받았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일이니 기분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지금 당장의 판매율이나 시장 반응이 아니라 K9 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로서의 가치 입니다.





현대자동차의 EQ900 이 최상위 버전의 경우 1억이 넘는 가격을 유지 하고 있습니다. 물론, 독일 3사의 플래그쉽에 비해서는 당연히 저렴한(?) 자동차 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국산 자동차로서 1억 이상으 고급 자동차 라는 것은 국내 1위 기업의 플래그쉽으로서 자신감이 반영된 가격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EQ900 이 이 가격 이상의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 스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EQ900 의 반응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현대 자동차는 플래그쉽에 대한 자존심을 지켰다고 볼 수 있고 향후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때는 이제 소비자들은 1억이상의 자동차가 출시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쉽인 K9은 5천만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이 가격대는 제네시스 G80과 겹치는 가격대 입니다. 오히려 옵션에 따라서는 제네시스의 가격이 K9의 가격을 압도 하고 있습니다.


신형 K9의 경우에 디자인을 대폭 수정 하면서 주행성능 뿐만 아니라 실내의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 실제로 K9을 주행해 보면 주행편의성이나 실내 마감재의 고급스러움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저렴한(?) 가격 정책은 당장 장사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자칫 기아자동차라는 상점이 싸구려 떨이 제품을 파는 상점으로 인식되지 않을지 우려 되는 부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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